절대로 아무 것도 아닌 사람
절대로 아무것도 아닌 사람(Mr. Absolutely Nothing)
로타리클럽에서 수요일 아침마다 뵙던
朴椿浩 교수의 컬럼집 제목이다.
全北 南原생으로 순창농림학교를 거쳐
서울대 정치학과, 영국 에딘버러에서 법학박사학위를 하신 그는
UN 국제해양법재판소 9년임기 재판관 두 번째 재임중
얼마전 他界하셨다.
소시적 晝耕夜讀으로 自手成家를 이룬 그는
세계 최고의 국제해양법 전문가로 5개국어에 능통하다.
고려대,건국대와 하바드대등에서 후학지도와 연구활동을 한 그는
6척 거구에 넘치는 위트, 폐부를 찌르는 해학으로
늘 주변을 웃기고 감동시킨다.
UN 사무총장 버금가는 국제기구요인이
입버릇처럼 Mr. Absolutely Nothing을 외친다.
모자라서 어려운 일은 못하니 쉽게 풀어 하고,
남 탓할 능력이 안 돼 늘 자신을 되돌아보고,
村에서 나서 세계로 나아가다 보니
유머가 제일이더라고 연신 주변을 웃겨댄다.
아무것도 아니어야 비로소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누구든 만날 수 있다.
神과 대자연, 사회와 그 어떤 사람에게도
목에 힘을 빼고 치장을 벗고 겸허해지면 좋겠다.
무장하지 않은 이에게 총을 겨누는 이는 없다.
곁을 내 주면 누구나 가능성이 열린다.
종종 甲과 乙의 이야기를 듣는다.
힘을 쥔 쪽이 갑,
가끔씩 호기를 부리는 갑에게 을은 정녕 속수무책일까.
을 없는 갑이 있는가.
누가 됐든 필경 을은 존재한다.
끝없는 경쟁으로 자생력을 가진 을은
오히려 강건하기 이를 데 없다.
산전수전 know-how가 온몸에 흐른다.
모든 게 네 탓인 자와
두루 내 탓인 자중 누가 오래 남을까.
진정한 갑은 누구일까.
낮춰야 다가갈 수 있고
수그려야 부딪치지 않으며 비워야 채울 수 있다.
世上에 많은 자리,
저마다 한 자리 한다며 내심 젠체한다.
생각해 보라. 이 세상에 괜찮치 않은 사람이 과연 하나라도 있는가.
사람에 따라 빛깔과 力量이 다를 수 있으나
빛깔은 天性이니 다를 수록 아름다운 것이요
역량은 후천적인 것이니
있고 없음의 문제가 아니라
처해진 환경의 몫이라는 편이 옳다.
누구라도 그렇게 되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해 보는 연습을 하자.
잘 된 사람 있거들랑
그의 노력을 인정하며 부지런히 닮으려 하고,
아닌 사람 있거들랑
어떻게 하면 그를 헤아려 도울 수 있을지 궁리해 보면 어떨까.
황금만능의 세상에
사람버는 소중함을 깨닫는 것만으로도 얼마다 행복할까.
사람을 번다는 것은 [中庸(중용)]의 忠恕(충서)와 같다.
자신에 充實(忠)하고
남에게 같은(如) 마음(心)으로 다가가는 것이 忠恕다.
눈높이가 같아야 남을 이해하고
꽉 쥔 주먹을 펴야 남을 헤아리고 또한 웃길 수 있다.
자신을 貴히 여기는 자만이
자신을 낮출 수 있음은 물론이다.
낮출 것이 있어야 낮추지 않겠나.
더 낮추기 위해
우리는 더 많이 일구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