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산편지202-2 우리결혼했어요
하이~~티넘~~!!
날이 많이 풀렸지요.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우수가 지난 일요일.
이제 봄의 전령이 코앞에 다가옵니다.
지난 주 왕산 편지는 쉬었습니다.
틈틈히 써 놓은 글들을 그때 그때 살짝 매만져서 보내는데
일상이 분주할 때는 가끔씩 쉬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왕산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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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결혼했어요
#리얼과 가상을 오가는 ‘우리 결혼했어요’가
인기리 방영중이다.
연애시절 몰랐던 설렘과 낯설음으로
시청자들은 결혼을 간접 체험한다.
結婚은 일본식 남성중심 표현이며 혼인(婚姻)이 옳다.
장가들 '婚(혼)'은 저녁때(昏) 여인(女)을 만남이요,
'姻(인)'은 여자(女)매파로 인(因)해 시집가는 것.
하이티넘과 혼인한 나는 자식낳고 살며 끈과 끼와 꿈을 이어갈 것이다.
돌멩이가 귀인 만나 보석이 되고
다시 귀인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고운 인연이고 싶다.
#중매 잘 하면 술이 서말 잘 못하면 매가 석대라는데,
요즘 중매 세태가 가관이다.
재산,직업,나이,외모,키등 신랑신부를 1~15 등급화,
가진 자와 못가진 자를 차별한다.
혼인은 사랑이 전제되지만 계산이고 계약이다.
혼인은 서로 딴 데 눈 안돌린다는 신의성실원칙의
배타적 총판계약(exclusive dealership)이므로
부부는 서로가 일터임을 깨닫고 금도를 지키고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가장 가깝고 어려운 사이, 1촌인 부모보다 가까운 무촌(0)이지만 등돌리면 무한대.
혼인은 끝이 아닌 시작이며
사랑해서 결혼함보다 결혼해서 사랑함이 더 가치있는 일이다.
#잘 하면 최상, 아니면 최악,
‘통즉불통 불통즉통’ 통하면 안 아프고 안 통하면 아프다.
화음과 불협화음, 음이탈 차이는 어울림이다.
눈을 마주보면 잘 안 벗어난다.
내게 만족은 상대의 고단함이며, 나의 자유는 상대의 위축,
잘난 내가 오히려 걱정일 수 있음을 헤아리고
상대가 좋아할 일들만 찾아 하는 길이 부부금슬의 첩경이다.
혼자 사는 싱글이 오래 못 사는 이유는
주는 기쁨, 받는 행복을 못 누리기 때문이다.
#방송인 이숙영은 ‘본처기질 애첩기질’에서
부부간에도 모양새를 강조한다.
보약달일 때 쫄면 물붓고 많으면 따라 버려 늘 이쁘게 드리는 애첩이
쫄거나 넘쳐도 아까워 그대로 내미는 본처보다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눈꼽낀 맨 얼굴 보이지 않으려는 옛 아낙들의 지혜는
요즘엔 여간 보기 힘들다.
이쁘게 해야 한다.
‘觀瞻之美’(관첨지미),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
정조대왕도 수원성의 외관을 강조하지 않았던가.
#집에는 베짜는 소리(일), 책읽는 소리(정신),
애우는 소리(미래)가 있다.
소리는 우렁차되 시끄럽지 않고
작아도 분명하며 듣는 이의 가슴에 닿아야 한다.
정지용시인의 노래에는 늘임표(Ferma)가 있다.
Ferma는 멈춤, 정거장의 뜻이다.
밀레는 만종, 이삭줍는사람들에서
얼굴 미상의 농민들을 지평선 안쪽 가까이 안으며
평범한 인간삶을 조명한다.
삼라만상 그 어떤 큰 일도 가정 부부관계에서 시작된다.
외로우니까 사람이요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하이티넘 더 많이 사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