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티넘(왕산편지)

왕산편지308-4 사족

다정도병 2013. 8. 27. 13:50

 

하이~~티넘~~!!

 

 

지난 주말 딸 아이를 출가시켰습니다.

스물 여섯 번 주례를 서면서

눈물 훔치는 신부 아빠들을 적잖이 보아왔지만

막상 나는 어떨까 걱정 했는데

용케 잘 참아냈습니다.

 

미인다루 영웅선읍(美人多淚 英雄善泣)

미인은 눈물이 많고 영웅은 잘 운다.

사내도 울 때는 울되 울 곳을

가려서 잘 울어야 한답니다.

 

딸 여의는 섭섭함에다

잘 할까 걱정이 얹어져

못내 편치 않은 며칠입니다.

 

요즈음 복지 증세에

국민적 거부감이 상당합니다.

복지도 좋지만 내 지갑은 안 되고

하려거든 부자들 지갑을 열어라.

 

누구나 부자 되고 싶어 하면서

부자들을 좋아하지는 않는

야릇한 모양새입니다.

별 조사가 다 있네요.

부자를 싫어하는 순위인데

한국이 러시아에 이어 세계 2

술 좋아하는 순위도 러시아에 이어 2위랍니다.

 

부자 학 권위자인

서울여대 한동철 교수 부자 요건은 세 가지입니다.

 

1)하고 싶은 일을 하고(정신적 만족)

2)그걸 할 수 있는 경제적 여유(물질적 만족)

3)남에게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사회적 만족)

 

새로운 삶을 살아 가는 딸과 사위가 훗날

한 교수의 그런 부자가 될 수 있으면 좋겠네요.

다 알아서 할 텐데

아빠의 괜한 걱정은 사족이겠지요.

 

 

 

이번 주 화요일의 왕산 편지는

사족(蛇足)’ 입니다.

 

 

 

 

㈜하이티넘홀딩스 대표이사

旺山 정태영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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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蛇足)

 

이웃 드문 외딴집 풀섶도 거친데

새는 연못가 나무에 깃들고 스님 달 아래 문 두드리네

 (閑居少隣竝 草徑入荒園 鳥宿池邊樹 ..月下門)

 

당나라 시인 가도는 말 위에 시를 구상하며

스님이 문을 민다(밀퇴 )가 좋을지,

두드린다(두드릴고 )가 좋을지 고민하다

고관의 길을 막는 죄를 범한다.

 

불려가 죄를 고하니 듣던 고관 한유(韓愈) 또한 당송 8대 시인인지라

밀 퇴보다 두드릴 고가 낫겠다고 하며 의기투합하고

평생 시() 벗이 된다.

이후 퇴고(推敲)’글 감 다듬을 때의 고뇌를 뜻하게 됐는데

추고라 읽으면 안 된다.

 

 

임금이 뱀 빨리 잘 그려오는 사람 상 준다 하니

한 신하 얼른 그린 뒤

더 잘 한답시고 다리를 붙여 괴물을 만든다

 

초나라 맹장 소양이 위 나라 꺾은 공으로 2인자 격상되고

제 나라까지 침공하자

이미 최고 벼슬이고 어차피 왕은 못 될 진대 이쯤에서 그만 멈춰달라

제 나라 진진이 읍소한 일화다.

사족(蛇足)은 화사첨족(畵蛇添足),요즘의 over .

 

 

젊어지려면 ‘7 Up’ 을 해야 한다.

show up(참여하기) clean up(깨끗하게) dress up(옷 잘입고)

shut up(말 줄이고) cheer up(분위기 맞추고)

pay up(지갑 열고) give up(양보하기).

 

나이 들어 어려운 게 말 줄이기다.

30분전 기억 못하며 30년전을 장황하게 늘어 놓는다.

 

말이 많은 건 첫째 강한 1인칭,

둘째 지나친 배려(노파심), 셋째 불필요한 남의 얘기다.

뱀에 다리를 그리지 말자.

言必有中(언필유중, 쓸 말만 한다).

짧고 경쾌해야 한다.

퇴고하듯이 말도 여러 번 씹어서 밖에 내야 한다.

말은 빨리 많이 크게 하면 늘 허망스럽다.

 

90년대 금융경쟁이 치열했다.

리스사 25, 종금사 30. 강남 역 4거리 은행점포 20.

작은 병원도 첨단장비에 공장마다 설비확장이다.

금융과잉은 과잉투자 과당경쟁 저 가동 저 성과를 부른다.

1997 IMF 체제나 2008년 리만사태는 잉여의 산물이다.

누울 자리 없이 다리 뻗었다.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過猶不及 과유불급).

퇴냐 고냐 따져야 한다.

 

 

변호사 많아도 전관예우들은 끄떡 없다.

그들만의 리그는 늘 no good이다.

공정 시장은 이상 가격을 만든다.

이길 사람 이기는데 그리 많이 받을 리 없고,

질 사람을 이기게 한다면 이길 사람이 지게 된다.

전관예우는 흐름의 왜곡이기에 언젠간 막히고 터진다.

눈치 빠르면 절간에 젓국 먹는다지만 절에는 젓국이 없어야 옳다.

전관예우는 蛇足이다.

 

 

흐름이 문제다.

라서 문제였던 집값이 이제 너무 내려 경제순환에 장애다.

Exit plan, 집 산 뒤 팔고 나갈 출구전략이 안 보이니

집 안 사고 전세로 몰린다.

 

경제는 심리인데 흐르지 못하니 부작용이 크다.

담보비율, 총소득 상환비율 등

금융기관 자율기준까지 정부가 통제하니

영낙없는 蛇足이요 ‘over’  

 

막아 놓고 안 흐른다고 끓탕이니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