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사

2005.05. 이지영 결혼

다정도병 2006. 8. 24. 10:26

 

여러분 감사합니다.

계절의 여왕 오월이 열렸습니다.

천지가 새로워졌습니다. 만물이 소생하고 보이는 곳마다

푸르름을 더해가는 바야흐로 빛나는 계절입니다.

 

여기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와 또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

비로소 하나가 되고자 합니다.   

바로 신랑 이지영군과 신부 순진영양입니다.

 

화창한 봄날 그 중에서도 오늘 뜻깊은 어버이날 휴일 낮 한 때

공사다망하신 가운데에서도 오늘 화촉을 밝히는 두 사람을 위해

이렇게 함께 자리 해 주신 하객 여러분들께 양가를 대신해서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신랑 이지영군이 근무하는 한국렌탈주식회사 사장입니다.

신랑을 처음 본 것은 물론 신입사원 면접때였습니다

훤칠하면서도 운동으로 다져진 단단한 몸매에 눈빛이 유난히도 아름다운

매우 반듯한 청년이었습니다.

그는 지금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일꾼이요 장래가 촉망되는 훌륭한 청년입니다.

 

얼마전 신랑 이지영군이 신부를 소개해 왔습니다.

신부 순진영양은 첫눈에도 예사롭지 않은 규수감이었습니다.

은은하면서도 부드러운 눈길에는 지혜가 깃들여져 있었고 다소곳하면서도 당찬 모습은

신랑과 함께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용기 또한 갖추고 있는 듯 느껴져서

두 사람이 천상의 배필임을 쉽게 알 수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결혼은 천상의 배필을 찾는 것입니다.

 

줄탁동기라는 말이 있습니다. 달걀에서 병아리가 깨어 나는데 스무하루가 걸립니다.

줄이란 병아리가 알속에서 다 자라 세상밖으로 나오려고 껍데기를 안쪽에서 쪼는 것이요,

탁이란 어미닭이 그 순간을 알고 바깥에서 알을 탁탁 쪼는 것을 말하는데,

이 줄과 탁, 두 개의 동작이 일치할 때, 즉 줄탁동기에

달걀이 깨어지고 병아리가 탄생하는 아름다운 만남이 일어납니다.

 

오늘 신랑 신부는 하늘이 점지해 주신 배필을 위해 이렇듯 스무하루를 기다려

오늘 새로운 삶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혼은 인륜지대사가 아니라 또 하나의 천륜입니다.

인간이 인간을 선택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보이지 않는 기운에 의해

하늘의 뜻으로 점지되는 것이 곧 결혼이다.

신이 맺어준 인연을 사람이 바꾸지 못한다는 말도 다 그 뜻이다 하는 것입니다.

 

연리지라고 모두들 아시는 이야기지만,

두 나무의 가지가 이어져서 하나의 결을 이루고 결국 하나의 나무로 되어지듯이

부부도 이제까지는 서로 다른 각각의 나무였겠지만 

오늘부터는 서로 가지를 잇고 결을 한데 모아 하나의 나무, 즉 연리지로 모두어가는

신성하고 장엄한 여정을 오늘 신랑 신부 두 사람이 시작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의미있고 성스러운 오늘의 결혼식의 주례를 맡게 된 것을

무척 기쁘게 생각하면서 인생의 새로운 출발점에 선 두 사람에게

몇 가지 당부를 드리겠습니다.

 

첫째, 진지한 삶을 살자 하는 것입니다.

 

신랑신부는 이제까지 누구의 아들, 누구의 딸로 살아왔지만

이제는 누구의 아내요 남편으로 살아가야 하며 머지않아 누구의 아빠엄마로 살아가야 합니다.

무척 다른 얘기입니다.

처녀 총각때보다는 사뭇 다른 중량감입니다

가족 주체로서의 책임감이 필요합니다서로에게 소속감 또한 가져야 합니다

진지하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결혼생활이라는 것이 마냥 달콤하고 짜릿하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이제부터는 눈앞에 가로 놓인 산적한 문제들을 함께 헤쳐 나가는

기나긴 여정을 시작해야 합니다.

행복한 삶을 위해 이마를 맞대고 진지한 대화를 함께 하십시오.

 

둘째, 재미있게 살자 하는 것입니다.

 

부부는 긴 인생여정을 함께 하는 동반자입니다.

긴 여정을 함께 하자면 우선 지루하지 않아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유머를 잃지 말고 끊임없이 상대방을 재미있게 해 주려 노력하십시오.

부부가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야 하고 같은 취미와 같은 목표를 가지면 더욱 좋겠지요.

 

부부생활이란 것이 함께 하는 운동경기입니다.

부부는 영원한 우리편입니다.

같은 팀끼리 서로 기를 세워 줘야 합니다.

특히 남앞에서는 일부러라도 한껏 기를 살려줘야 합니다.

절대 남과 비교하지 말고 서로 칭찬하면서 늘 재미나게 사십시오.

 

셋째, 서로의 세계를 인정해라 하는 것입니다.

 

부부는 하나이지만 분명 다르고 또 달라야 합니다.

성장환경도 다르고 개성도 취향도 다르고

또 현실적으로 같은 라이프사이클을 갖기가 매우 힘듭니다.

 

자 이런 차이를 현실 그대로 인정하자는 것입니다.

웬만큼은 내버려두라.

서로의 세계를 존중하고 그러나 상대가 도움을 청할 때는 기꺼이 도와 줘라 하는 것입니다.

 

빨주노초파남보 일곱빛깔 무지개가 그토록 아름다운 것은

서로 섞이지 않고 제 빛깔을 내면서 서쪽하늘에 한방향으로 어우러지기 때문입니다.

 

두분도 서로의 빛깔로 가정의 행복이라는 한 방향으로 멋지게 어우러지시면 됩니다

아름다운 무지개처럼 말입니다.  

 

그밖에도 평생 계획을 세워라, 부부간에도 예의를 지켜라, 무엇보다 건강해라,

부모님께 효도해라등 수많은 좋은 얘기들이 있습니다만

오늘 인생의 출발점에 선 두 사람에게 주고 싶은 마지막 화두는 한 마디로 진솔입니다.

 

부부는 한몸입니다.

둘이서 하나 되는 이 순간부터 부부사이에는 촌치의 간격이 있어서는 안됩니다.

평생의 고락을 함께 할 영원한 친구 부부는 감추거나 숨길일이 있을 리 없습니다.

항상 진솔해야 합니다.

진솔의 의미에는 배려가 숨어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반드시 좋은 생각과 좋은 말만 주십시오.

가슴아픈 일을 해서는 안됩니다.

늘 반드시 좋은 언어만 사용하셔야 합니다.

 

행복한 가정 꾸미시기 바랍니다.

 

두 분 천상의 배필로 오래도록 사랑하고 벅찬 기쁨으로 평생을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두 분의 앞날에 희망과 즐거움이 넘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