旺山기행

2005.05. 북한산기행

다정도병 2006. 8. 24. 10:27

514일 토요일 하늘은 맑았다.

일찍 폈던 봄의 전령들은 벌써 푸른 잎새 뒤로 얼굴을 숨기고

천지가 초록빛 바다로 푸르름을 삼키고 있다.

부처님오신날 이브. 좋은 날, 특히 未時(오후1-3)

岳山 바위들이 달구어져 광물질과 기를 가장 왕성하게 발산하는 시간이란다.

 

올림피아호텔정문. 여송,성곡,벽하,왕산, 일찍안 온 일직,점심 거른 서국장 이끌고 무심한 산행 시작.

 

형제봉 매표소 들어 짧고 가파른 산행.

등산코스 깊고 길 안 보여 여송 앞장서 길안내.

3월 청계산때 등산위원장 맞냐할 만큼 힘 부치던 여송이 쌩쌩 앞서며 길을 헤친다. Pioneer !

 

서울 남산,인왕산,낙산,삼각산이 내4산이요,

관악산,아차산,덕양산,북한산이 외4산인데

삼각산과 북한산은 안팎으로 이어져 한 줄기란다.

산행 보다 등반에 가까운 맛있는 코스를 따라 동생봉과 형봉을 잇따라 정복하고

조금 더 내 달아 건넛산 너른 바위에서 새문안 야호 !

 

발아래 초록빛 운해가 양탄자처럼 깔리고 멀리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과 반대편 승가사,

이마에 흐른 땀과 한줄기 시원한 바람, 송화가루 날리는 초여름 북한산 정경은

남산위에 저소나무 버금가리라

바람서리 불변함은 우리 기상일세.

 

성곡과 벽하는 강원도 양구에서 같은 시기 군시절 보낸 갑장.

군대 얘기는 듣기 좋은 콧노래. 자꾸하면

사바는 속세, 그래서 사바사바는?

교회여신도,남편 하나님께 인도하라니까

그 인간하고 천당까지 같이 갈 생각하니 까마득해서 안 된단다.

말수 적던 벽하 최근 3kg빼고 날아갈듯.

물찬 제비 날렵한 몸놀림에 연신 화제 집중

그날 만큼은 북한산 수곡이 아니시던가.

 

광화문비각이 전국 이정표 중심이다.

광화문우체국자리에 사옥(교도소)이 있었고

이호예병형공 6조의 각 행랑채가 줄지어 늘어져 있는 거리를

죄인들이 도망치는 모습을 줄행랑친다 하여 도망의 유래다.

 

왕십리사람은 해를 등지고 문안에 들어오느라 모가지가 새카매서 금방 알아본다.

4산안쪽의 땅이 5백만평이다.

오늘처럼 바위의 기를 받은 날은 샤워해선 안된다.

예나 지금이나 사람은 간 팔아 먹고 산단다. ,담배,자존심이 간이라는 뜻이리라.

민속학자 성곡의 역사교실.

 

왕복 3시간 못미치는 산행을 마치고 세검정 거제 해물범벅집.

해물범벅찜, 해물수육탕, 해물파전과  이슬파티

소헌회장,남정,벽옥과 여송 영부인 저녁 동참, 마침내 두자리수모두 열분.

한꺼번에 오지않고 드문드문 오는 손님, 함박웃음 맞으며 음식시중 자원봉사.

다시 봐도 서국장은 어여쁜 당신!

 

이어지는 노변정담.

새 집이사 하시느라 너무도 바쁜 벽옥.

와중에도 저녁동참. 수육못 챙겨와 미안하다 하는 고마운 당신.

새문안의 향기는 이렇게 은은하기만 한데..

 

호연지기 여송의 호소력있는 음색이 참이슬을 머금어 더욱 짙어지는 밤,

오늘따라 발랄하신 로맨스그레이 벽하가 학구적으로 변신하면서

여송과 벽하가 번갈아가며 소헌에 질문공세.

 

좌중은 노변정담에서 과학이야기 강단으로 돌변.

복제인간 둘리, 일본에 간 광우병 안 걸리는 소,

체세포 복제와 수정은 전혀 다른 이야기,

양은 크고 많은 것이요 음은 작고 적은 것이지만

늘 ‘상대적’이므로 음이 곧 양이요 양이 곧 음일 수 도 있다.

예컨대 1,2,3에서 2 1에 비해 양이고 3에 비해 음이다.--음양이론

 

태양계와 은하계,

장구한 세월동안 수소와 산소,질소 탄산가스등이 혼합되다 보면  단백질의 일종인 아미노산 생성,

이것이 생명체의 근원. 더 나아가 과학에서 종교의 경지에로 단숨에 줄달음.

 

산행만큼이나 긴 시간동안 나이 든 학생들의 천진한 질문에

웃는 모습으로 세상에서 가장 알기 쉽게 설명하시는 소헌회장,

일찌기 박대통령은 IS/LM곡선을 통해 경제를 설명하는 수많은 석학들 틈에

국민학생도 알아들을만큼 쉽게 설명한 남덕우교수를 재무장관으로 임명치 않았던가.

, 생각만해도 참 좋은 당신.

 

인천에 가야할 소헌을 배려하는 남정의 마무리가 없었다면

새문안의 밤은 새 밤을 맞았을지도 모른다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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