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병기)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앞에 나섰더니 서산(西山) 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듯한 초사흘 달이 별과 함께 나오드라 달은 넘어 가고 별만 서로 반작인다 저 별은 뉘 별이며 내 별 또한 어느 게오 잠자코 호올로 서서 별을 헤어 보노라 詩,抒情 2011.08.02
참 좋은 당신(김용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詩,抒情 2011.08.02
연적같은 젖 상주 함창 공갈못에 연밥 따는 저 처자야 연밥 줄밥 내 따 줄게 이내 품에 잠자 주오 모시야 적삼에 반쯤 나온 연적 같은 젖 좀 보소 많이야 보면 병난단다 담배 씨 만치만 보고 가소 詩,抒情 2011.08.02
막걸리(연산군) 참새는 나뭇가지 다투다 떨어지고 하늘 나는 벌레들 뜰안가득 노니는데 막걸리야 너는 누가 만들었기에 한잔 술로 천가지 근심을 가시게 하는구나. 詩,抒情 2011.08.02
말은 가자 울고 말은 가자고 네 굽을 치는데 내 님은 꼭 붙들고 놓지를 않네 말은 가자 울고 님은 잡고 울고 석양은 재를 넘고 갈길은 아득한데 내님아, 가는 나를 잡지 말고 지는 해를 막아라 詩,抒情 2011.08.02
너를 위하여(김남조) 나의 밤 기도는 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뜨는 건 믿을 수 없을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 詩,抒情 2011.08.02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詩,抒情 2011.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