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남자와 늑대

다정도병 2009. 5. 21. 10:30

 비가 내리네요.

오늘은 둘이서 하나 그래서 21일, 부부의 날이라는군요.

괜찮은 글 두 편을 소개해 드릴께요.


(1)

출근길에 있었던 일이다.
옆 차가 바짝 붙어 지나가면서 내 차 문짝을 ′찌익′ 긁어 놓고 말았다.

나는 즉시 차를 멈추었다.
상대 차를 운전하던 젊은 부인이 허겁지겁 내려 다가왔다.
많이 놀랐는지 얼굴빛이 사색이다.
˝미안합니다. 아직 운전에 서툴러서요. 변상해 드릴게요.˝

그녀는 잘못을 인정하였다.
하지만 자기 차 앞쪽이 찌그러진 것을 보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이틀 전에 산 새차가 이렇게 됐으니 남편 볼 면목 없다며 계속 눈물을 흘렸다.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사고 보고서에 면허증과 보험관계 내용들을 함께 기록해야 하기 때문에
그녀는 필요한 서류를 꺼내려고 운전석 옆의 사물함을 열었다.

그리고는 봉투 속에서 서류들을 꺼냈다.
˝이건 남편이 만약의 경우를 위해서 필요한 서류들을 담아둔 봉투예요.˝
그녀는 또 한 번 울먹였다.

서류들 맨 앞장에 굵은 펜으로 커다란 글씨가 적혀 있는 게 아닌가.
˝여보, 만약 사고를 냈을 경우에 꼭 기억해요.
내가 가장 사랑하고 걱정하는 것은 자동차가 아니라 바로 당신이라는 사실을.˝

남편이 쓴 글이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2)

늑대는 평생 한마리의 암컷과 사랑을 한다.
늑대는 자신의 암컷을 위해
목숨까지 바쳐 싸우는 유일한 포유류다.

늑대는 자신의 아기를 위해
목숨까지 바쳐 싸우는 유일한 포유류다.
늑대는 사냥을 하면
암컷과 아기에게 먼저 음식을 양보한다.

늑대는 제일 약한 상대가 아닌
제일 강한 상대를 선택해 사냥한다.

늑대는 독립한 후에도
종종 부모를 찾아와 인사를 한다.

늑대는 인간이 먼저 그들을 괴롭혀도
인간을 먼저 공격하지 않는다.

늑대와 남자는 엄연히 다르다.
남자를 늑대같다고 말하지 말라.

남자들이 늑대 만큼만 살아간다면
여자는 울 일이 없을 것이다

'쌍방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0) 2009.08.23
First who and then what  (0) 2009.08.21
아줌마라 부르지 마라.  (0) 2009.04.28
봄날을 노래하세요.  (0) 2009.04.14
4월의 노래  (0) 2009.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