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티넘(왕산편지)

왕산편지202-4 견금여석

다정도병 2011. 12. 20. 10:12
하이~~티넘~~!!

풀을 밟아라
들녘엔 매맞은 풀
맞을수록 시퍼런
봄이 온다
봄이 와도 우리가 이룰 수 없어
봄은 스스로 풀밭을 이루었다
이 나라의 어두운 아희들아
풀을 밟아라
밟으면 밟을수록 푸른
풀을 밟아라

정희성님의 시 답청(踏靑)입니다.


밟을 답,푸를 청.  봄을 밟아 보실까요?
어제 아침결에 촉촉히 내린 봄비탓인지
오늘 아침 남산길엔 어느새 하얀 봄꽃이 곱게 피어있더라구요.

이 봄에는 우리 사랑하는 모든 이들께
가슴 촉촉히 좋은 일들이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화요일의 왕산편지 엊저녁에 보냈는데
잘 안 들어간 듯 해서 다시 보냅니다.

왕산 정태영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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見金如石  見石如金

 

1966, 39세 이낙선 초대 국세청장이

박정희대통령의 一筆揮之를 받는다.  見金如石’.

黃金보기를 돌같이 하라.

견금여석은 고려말 최영장군 아버지가 아들에게 남긴 말이다.

 

학창시절 mammonism(배금주의)비판을 배웠지만

mammon(재물)이면 안 되는 일 없는 세상에

은행원 돈 못 느끼듯 황금을 돌같이 보기가 무척 어렵다.

요즘은 돌을 황금같이 봐야 할지도 모른다.

루비, 사파이어, 자수정, 다이아몬드외에도 값 나가는 돌이 꽤 많다.

 

비내리는 덕수궁 돌담장길 함께 걸으면 이별한다는 전설.

덕수궁 옛 후궁들의 한이란다.

덕수궁옆 가정법원 설도 있는데 서초동 이사가고 미술관 들어섰으니

돌담길 걸으면 그림처럼 잘 살까.

 

돌은 산을 지탱하고 물길도 잡으며

혼자있는 돌조차 나름 의미를 지닌다.

사람들은 돌을 밟고 앉고 차고 던지고 괴고 묻고 갈고 닦고

깎고 파고 새기고 담고 보고 섬기고 만지고 지니고 산다.

큰돌,작은돌,이쁜돌 모난돌 모두 귀하고 요긴하다.

모난 돌이 정맞는다지만 모난 돌은 돌담에 필수요,

작은 돌에 넘어지듯 부서지고 깨져도 돌은 나름의 구실을 한다.

 

돌은 돌멩이도 되고 보석도 되며, 걸림돌도 디딤돌도 된다.

남의 돌다리 두드리는 사람도 있고 돌다리 놓아 길내는 사람도 있다.

뒷산 돌무지 모르면 황무지요 알면 귀한 石材.

아랫돌 빼 윗돌 괴면(下石上臺) 일 그르치지만

정성껏 갈고 닦으면 예술품으로 거듭난다   

자신이 만든 조각과 사랑에 빠진 피그말리온은

돌 보기를 같이 한(見石如金) 귀인이다.

 

도덕경의 노자는

물처럼(上善若水) 돌처럼 투박하게(不欲祿祿若玉 珞珞若石)살라고 한다.

청산유수는 노래하면서도 돌 기리는 이 없지만

돌은 풍설과 세월 머금어 내공을 모은다.

기암괴석,석전,석불,석탑, 고인돌, 이쁜 수석,조약돌이나 작은 골재

돌은 늘 거기에 있다.

작은 자갈도 철로밑에서 빗물배수와 잡초제거,

요동및 레일침하방지,침목 고정을 돕는다.

 

쇠로 칼을 만들지만 칼날은 돌에 간다.

돌은 쇠보다 부드럽지만 강하다.

돌은 부서져서도 세상을 지탱한다.

섬돌은 집채 앞뒤에 르내리는 돌층계 디딤돌(stepping stone)이다.

세상에 나아갈 때 차고 나갈 디딤돌이요

돌아와 다소곳 몸을 추스릴 안식의 댓돌이다.

 

석수장이는 돌멩이, 대장장이는 쇳덩어리와 하나되어

황금보다 더한 호흡을 만든다.

벼슬은 見金如石이요 장인은 見石如金이다. 

 

최상의 보석 하이티넘은 최고의 연금술사를 만나

전혀 다른 세상을 만든다.

황금보다 귀한 오늘, 지금 이 순간 함께 하는 우리는

견금여금(見今如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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