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한 마리 사자에 먹히면
가슴 아프지만
다 살면 풀이 모자라
세상이 공멸합니다.
사슴은 풀 먹고 사자는 사슴 먹어야
모두가 平和(평화)
그것이 스스로 自 그럴 然, 自然입니다.
더운 여름은 自然(자연)이지만
요즘은 많이 덥군요.
8월의 농부들은 이 땡볕에도
여무는 이삭 위해 구슬 땀을 바칩니다.
誰知盤中飱 粒粒皆辛苦
(수지반중손 립립개신고)
누가 알리오 밥상 알알의 쓴 고생을.
지금 우리 모습은
누군가가 만들어 준 감사의 결과입니다.
모처럼 아내와 아이들 가족여행 다녀오며
‘둥지있는 새’ 멀리 날 수 있다고
오늘 이 자리를 있게 해 준 분들께
깊은 감사를 느꼈답니다.
둥지는 소중하지만
그냥 생기지는 않지요
힘센 사슴 한 놈이 암컷 모두를 건드리도록
다른 수컷들은
그저 지켜만 보는 걸 아시나요?
最强(최강)의 씨만 전수되는 그 곳은
‘더러운 세상’ 일까요
‘아름다운 세상’ 일까요.
자연은 適者生存(적자생존)입니다.
계속 더우시다구요?
을씨년스러우셔야 하는데…
오늘 화요일의 왕산 편지는
‘MP 수녀님’ 입니다.
㈜하이티넘홀딩스 대표이사
旺山 정태영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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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 수녀님
1972년 휘문고.
세레피아,말미잘 두 별명의
이종성선생님은 학생들을 잘 때렸다.
화 나면 교실앞에서 끝까지 몰아가며 가격했다.
박치기 김일, 당수왕 천규덕의 프로레슬링 한창인 시절,
맞던 아이가 요령껏 빨리 뒷걸음쳐 교실벽에 등 대고는
“로프 로프”하며 양 팔을 번쩍 든다.
얼마나 기발한지 선생님은 씨익 웃고 풀어준다.
삽시간 소문나고 딴 교실에서 같은 양상 벌어졌는데
창의성 없다고 죽게 맞았다는 후문이다.
그 시절 사랑 듬뿍 담긴 선생님 매는
못하면 으레 맞는 걸로 알았고
그 매가 훗날 장관도 은행장도 만들어 냈다.
카톨릭대 교정 김대건신부 동상은 한 손을 가운데 들고 계신데
신학생들은 ‘반은 나가라’ 의 뜻이란다.
7년 엄격수도과정 신학생들은 훈육수녀님에 뺨 맞는 건 예사였고
다들 MP수녀님(Military Police,헌병)이라 불렀다.
영화 ‘사관과 신사’에서 생도시절 혹독훈련 시키지만
임관시 깍듯이 장교 예우하는 흑인교관 루이스고셋주니어처럼
MP수녀님 사랑의 매로 신학생들은 신부 품격을 채워간다.
우리 성당 수녀님은 마냥 자애로우시기만 하다.
새벽종이울렸네 새아침이밝았네
너도나도일어나 새마을을가꾸세/
살기좋은새마을 우리힘으로만드세♩♪
6-70년대 정부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거듭하며
국민을 깨워 일으켰다.
’증산,수출,건설’ ‘근면,자조,협동’ ‘반공,방첩’이 나부꼈고
전교생이 국민교육헌장을 외웠다.
상쾌한아침이다 걸어서가자 너도걷고나도걷고 걸어서가자/
학교에도일터에도 걸어서가자 걸으면건강하다 걸어서가자♬ <걸어서가자>
들에는맑은바람 뜨거운햇볕♬ 빛깔도곱게 오곡을키워/
그곡식고루먹고 자라는우리 넘치는영양에 살찌는살림♪
쑥쑥키가큰다 힘이오른다 혼식분식에약한몸없다♬♪ <혼식분식의노래>.
북한 선동가요 아닌 우리 70년대다.
선생님이 도시락검사까지 하게 한 까칠한 정부는
장발과 여인네 스커트길이를 간섭하고
연예인 외국어 예명도 고쳤다.
Bunny girls 토끼소녀, 패티김은 김혜자, onions는 양파들.
왜색, 퇴폐,반항가요로 수많은 곡들 방송금지, 출판물은 판매금지다.
고교는 물론 대학생까지 교련이라는 군사훈련을 받고
제대후 35세까지 예비군, 50세까지 민방위훈련을 받아야 했다.
신학생들의 MP수녀님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국민을 가르친 친절한(?) 정부였다.
불만세력은 공권력에 눌리고
순응하는 백성들 딱 한 가지 가치는 나아지는 살림살이였다.
고속도로 놓이고 발전소건설로 24시간 송전에
해외건설로 남대문 KOTRA 옥상 수출실적이 날마다 늘어나고
일자리 많아 취업걱정 없던 시절.
우리는 한강의 기적을 이야기했다.
꽃다운 나이 군대 비인간적 굴욕조차도
애국이라 여겼던 지난 날들을
지금 웃을 수 있는 것은
그 까칠한 정부가
제대로 된 신부 만들려는 ‘MP수녀’ 정부였으리라
믿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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