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티넘(왕산편지)

왕산편지307-3 눈썰미

다정도병 2013. 7. 16. 15:46

 

하이~~티넘~~!!

 

 

스마트폰 홍수속에 독야청청

구식 휴대폰 지기를

심심치 않게 봅니다.

 

미시령 터널 두고 옛길 다니는 사람들처럼

느림의 지키미일까요.

빠름 빠름의 산물이 한국 휴대폰이라지만

짐짓 느리게 사는 이들은

나름 다른 멋과 맛이 있겠습니다.

 

지난주 저희 새문안로타리클럽 강연에서

인덕대 이경렬교수는

운전기사를 로드 매니저,

공장을 청주캠퍼스 대구캠퍼스…,

직원은 연구원,

사장을 총장이나 의장으로 부르면

업무자세와 대인관계까지 달라진다고

호칭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파주(坡州)의 파산(坡山)_초등학교는

언덕파()에 뫼산() 아름다운 이름이지만

다른 뜻으로 들릴 수 있어

용연(龍淵 용의 연못)초등학교로 개명했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님의 노래처럼

누군가의 이름을 부를 때면

한 번 더 생각하고

더 이쁘게 불러 주시자구요.

 

 

오늘 화요일의 왕산 편지는

눈썰미입니다.

 

 

 

 

㈜하이티넘홀딩스 대표이사

旺山 정태영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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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썰미

 

서울 밝의 다래 밤드리 노니다가

드러와 자리보곤 가라리 네히어라

둘흔 내해엇고 둘은 뉘해언고

본디 내해다마란 아자날 엇디하릿고 (處容歌 처용가)

 

밝은 달밤 놀다 들어오니 다리가 넷이라

둘은 아내 거, 둘은 누구 거뇨.

본디 내 거지만 빼앗긴 걸 어쩌랴.

 

눈썰미 좋은 처용은 역신이 아내 덮치는 현장에서

화내고 내치지 않고 마당에서 노래를 불렀다.

감동한 역신이 사죄하며

처용 얼굴 붙인 문엔 안 들어가겠다 약조하니

백성들 대문마다 처용 얼굴을 붙인다.

순간 분별능력 눈썰미(quick eye)’

지혜를 만나 더 빛을 발한다.

 

아빠 닮아 안 이쁘다며 평생 책임지라던 딸이

8월에 결혼을 한다.

엄마 눈을 닮았으면 했는데 외까풀 아빠를 빼다 박았다.

엄마 친구들 쌍까풀 권유 외면하며

서른 둘 되도록 짝 못 찾아 아빠 원죄 아닌가 노심초사했는데

아주 가까운 데서 외까풀 인연을 찾았다.

 

 

중국 4대미인에 서시, 왕소군, 초선, 양귀비를 꼽는데

 

1)서시(西施)는 침어미인(沈魚美人).

너무 이뻐 물고기가 헤엄치는 걸 잊고 가라 앉는다.

오나라 왕 부차는 월나라 사주 받은 서시에 빠져 나라를 잃는다.

2)왕소군(王昭君) 낙안미인(落雁美人).

기러기가 날개짓을 잊어 떨어질 만큼 미인 

3)초선(貂蟬)은 폐월미인(閉月美人).

달이 부끄러워 얼굴 가린다.

4)양귀비(楊貴妃)는 수화미인(羞花美人).

꽃이 부끄러워 잎을 말아 올릴 정도의 미인이다.

 

얼마나 이뻐 물고기 기러기 달과 꽃이 넋을 잃을까마는

핵심은 변치 않는 아름다움이다 

세월에 불변할 수 있음은 hardware 아닌 software

, 맵씨, 말씨, 글씨, 마음씨, 솜씨등 끝이 반듯(端正 끝단 바를정)하며

이는 신언서판(身言書判)과도 통한다.

 

손끝 발끝 혀끝 붓끝이 가지런하지 않아

입신양명(立身揚名)후 더 큰 패가망신(敗家亡身)을 흔하게 본다.

신언서판 네 끝을 바르게 하는 실마리가 눈 맵씨 즉 눈썰미다.

눈이 좋은 것은 h/w지만 눈썰미는 종합예술의 총아다.

크고 늘씬하고 잘 생기고 공부 많이 한 건 h/w일 뿐이다.

 

 

좋은 눈과 이쁜 눈, 날카로운 눈매와 눈썰미는 다르다.

다빈치의 모나리자에 눈썹 없음을 헤아리는 건 눈썰미지만,

눈치없이 엉뚱하면 남들의 빈축(눈찡그림)을 산다.

눈썹은 눈의 보호기능이지만 눈썹 관상도 본다.

눈썹 모양, 눈썹 간격(眉間 미간)

얼핏 거의 비슷한 눈썹을 분별하는 것도 눈썰미다.

 

눈썹을 태울 만큼 골똘한 일을 초미(焦眉,태울초 눈썹미) 관심사라 한다.

눈길 잘 못 던지면 추파(秋波 가을물결),

삼국지에 유비가 마씨 다섯 형제중 으뜸인

흰 눈썹 마량(馬良)을 모셔 오라 해

白眉(흰백 눈썹미)는 최고를 일컫는다.

 

젓가락질 잘 하는 한국인에겐 천부적으로 손 맛이 있다.

매운 손끝의 병아리 감별, 토속 먹거리, 혼신의 붓끝,

오묘한 소리, 화려한 옷맵시, 독창적 건축기술이 모두 눈썰미다.

 

병상의 스티브 잡스는 산소 마스크 색깔이 마음에 안 들어

수십 개를 대령케 했다.

까탈일까 섬세일까.

 

남이 비숫하게 느끼는 걸 다르게 보는 힘이

눈썰미요 천부적 재능이다.

날아가는 공의 궤적을 catch하는 카메라맨이나 캐디,

한 번 가 본 길 기억해 내는 길 눈,

사람 얼굴 이름 옷차림 헤어스타일등 면식(面識)

관심차이는 있지만 눈썰미의 갈래다.

 

관상학에서 눈두덩은 재물이니

눈에 칼 대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쌍까풀이 이쁜 게 아니라 내게 어울리는 나만의 멋이어야 한다.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라 손 못 대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가꾸는 노력이 아름다움이다 

 

나이에 걸맞게 내 몸을 가꾸는 것은

세월의 흐름에 순응하는 자연스런 몸짓이다 

깨끗하게 웃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