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티넘~~!!
아시아나 항공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사고로 귀한 인명 손실이 있었습니다.
논란중인 사고원인은 밝혀지겠지만
긴박한 상황에서
눈물 흘리며 그러나 침착하게
업고 부축하며
탑승객을 모두 안전하게 피신시킨
아시아나 여승무원들을
세계 매스컴들이 영웅이라고 칭송합니다.
90초에 270명 비상탈출 성공은
통로에서 캐빈의 짐 챙긴 승객 없었음이며
승무원들의 강한 리드의 결과였을 터이니
다시 한번 한국여성의 야무짐이 빛납니다.
한편 한 케이블 TV 앵커멘트가 논란입니다.
“중국여성 2명 사망 외에 한국인 사망자는 다행히 없었다.”
중국인들이 난리가 납니다.
한국상품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
중국인 사망이 다행이라는 뜻이 결코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270명중 사망자는 중국인 2명입니다” 로 했어야 했습니다.
참으로 말이 어렵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영웅이라는 표현도 꽃뿌리 영(英)에 수컷웅(雄)이어서
여자에게는 어울리지 않고
여걸(女傑)이라는 편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영어에도 hero 와 heroine으로 구분하니까요.
괜한 걸 짚어 내니 좀 까칠한 건가요.
아무튼 칼 휘둘러 잘못 된 사람보다
혀를 잘 못 해서 어려운 사람이 훨씬 많습니다.
특히 술 마시면 혀끝 제어가 잘 안 되는 법이니
늘 반쯤만 취해야겠지요.
술을 즐기는 것과 술에 취하는 것은 다릅니다.
오늘 화요일의 왕산 편지는
‘술타령’ 입니다.
㈜하이티넘홀딩스 대표이사
旺山 정태영 Dream
..................................................
술타령
전국노래자랑!
우렁찬 음성 송해씨 89세 건강비결이
하루 보약 다섯 잔 소맥 폭탄이란다.
소시적 송해씨 술집 여자와 2차 간다는 게
취중에 집으로 가서 방 하나 달라 하니
어부인이 누구냐 묻는다.
따라온 아가씨 기지로
취한 송선생 바래다 드리러 왔다며 위기모면.
이튿날 아침 송선생, 식탁에 낯선 여자 누구냐 물으니
아내가 먼 친척 조카라 하더라.
통행금지 발 묶인 여자 재워 주며 짐짓 속아 준 아내.
손오공 재주래야 부처님 손바닥이라.
한 잔 먹세고녀 또 한 잔 먹세고녀
산 놓고 수 놓고 무진무진 먹세고녀.(송강 정철 장진주사)
술 한 잔에 시 한 수로 떠나가는 김삿갓 (명국환 방랑시인 김삿갓)
날씨야 아무리 추워 봐라 내가 옷 사 입나 술 사 먹지(신천희 술타령)
술병 든 여인이 곁에 붙어 있어야 붓을 잡았던 장승업,
열 한살 때 벌써 국(누룩麴,술)선생을 노래한 이규보,
난중일기 대취했다는 표현 140회의 이순신,
‘명정(酩酊 취할명,취할정) 40년’ 수주 변영로,
조지훈, 이 상, 김동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박목월)
.…무수한 영웅들이 술을 사랑했다.
한 술꾼이 죽어가며 말한다.
내가 죽으면 무덤가에 와인을 뿌려 주라.
친구왈 내 콩팥에 한 번 걸러 뿌려 줘도 괜찮겠나?
숙종때 사약 받는 장희빈 반항하자
왕의 마지막 메시지라며 건네진 말은 ‘원 샷’ 이었고
심봉사는 본디 장님 아니라
주막에서 앞 사람 잔 비운 것 몰라 봐서 눈 찔려 봉사 됐다고
내 친구 연세대 철학과 김형철교수는 말한다.
이태백으로 일컫는 시선(詩仙) 이백은
술 한 말에 시 백편을 쏟아 냈다.(李白一斗 詩百篇)
채석강에 비친 달 따러 강물에 빠져 죽은 이백은
1050편 시의 16%가 술이었다.
이백의 쌍벽 시성(詩聖) 두보(杜甫)는 필름 끊기도록(blackout) 마시는 술꾼.
1450편 시의 21%가 술이다.
술병나 누워 있는 동안에도 문병 온 벗과 술을 마신 두보는
59세까지 살았다.
시삼백(詩三百)이면 일언이폐지(一言以蔽之)하고 사무사(思無邪)라.
시삼백편이면 한 마디로 인생무탈이라며 공자는 시를 강조했거늘
술 마셔야 시흥이 뜨는 주선들을 어찌할까나.
논어 위령공편에 가여언 불여지언이면 실인이요,
불가여언 여지언이면 실언이라
(可與言 不與之言 失人 不可與言 與之言 失言).
말 건넬 사람에 말 안 건네면 사람을 잃는 것이요
말을 안 건넬 사람에 말을 건네면 말을 잃는 것이다.
패러디 하면 술 건넬 사람에게 술 안 건네면 사람을 잃는 것이요
술을 안 건넬 사람에게 술을 건네면 술을 잃는 것이다.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간다고
벗들과의 한 잔은 멀리 가는 방편이다.
황수관 박사는 술 주자는 삼수변(氵)에 닭유(酉)니
닭이 물을 먹듯이 조금씩 몇 번에 나누어 먹고
유시(酉時,오후5~7시) 즈음에 마시면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본능은 혼돈(混沌) 즉 하늘 땅이 구분되지 않은 원초 상태다.
서면 앉고 싶고 눕고 싶고 배고프면 먹고 싶고
이성을 보면 본능이 일게 마련.
황무지 갈아 씨 뿌려 일구듯이
본능을 갈고 닦음이 교양(cultivation, 밭갈이)이다.
천둥 벌거숭이로 세상에 태어났지만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 때와 장소를 가려
‘잘 꾸미는 것’이 교양이며 곧 짐승과의 차이다.
꽃이 반쯤 폈을 때 더 예쁘듯이
술도 반쯤만 취했을 때 주흥(酒興)도 시흥(詩興)도 난다.
사람이 술을 마시고 술이 술을 마시고
술이 사람을 마시게 되니 ‘윤창중’이 출몰한다.
사람이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교보문고)
사람이 옷을 만들고 옷이 사람을 만든다(옷가게)
사람이 술을 만들고 술이 사람을 만든다(왕산)
좋은 술은 아까워서 못 마시고 고이 간직하다 사돈 드리고
그 술은 한참 후 또 다른 사돈에게 건네진다는데
정녕 좋은 술은 좋은 사람을 만드는 술이 아닐까.
좋은 사람 만들려면 적당히 마셔야 한다.
송해씨 바래다 준 여자는 집인 줄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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