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사

2003.09 이상범 이남영 결혼

다정도병 2006. 8. 17. 11:27

 

여러분 감사합니다.

 

오시느라 수고많으셨습니다. 하지만 참 잘 오셨습니다.

왜냐하면 오늘은 세상에서 제일 멋있는 남자와 가장 아름다운 여자가 하나되는

뜻깊은 날이고 이 현장을 함께 지켜보고 계신 하객여러분들은 필경 복 받으실 겁니다.

 

유난히 비도 많고 무더웠던 올여름을 뒤로하고

이제 가슴을 파고드는 선선한 바람에 진한 내음이 물씬 묻어나는 것을 보니

어드덧  가을이 우리안에 들어와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여기 가을을 맞이하는 설레임으로 새로운 인생의 첫발을 디딜 두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의 신랑 이상범군과 신부 이남영양입니다.

 

한 여름 끝자락  가을의 길목인 구월의 마지막 휴일 낮 한때, 공사다망하신 가운데에서도

오늘 화촉을 밝히는 신랑 이상범 군과 신부 이남영양의 결혼식을 위해

이렇게 함께 자리 해 주신 하객 여러분들께 양가를 대신해서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신랑 신부가 함께 근무하고  있는 한국렌탈주식회사의 사장입니다.

사내결혼이지요.

짧지않은 세월동안 신랑 신부 두사람을 지켜 볼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잘 어울리는 천상배필입니다.

 

신랑 이상범군은 보시다시피 대한민국 대표 꽃미남입니다.

참 잘 생겼지요

늘 웃는 모습의 그의 얼굴은 포근하지만 냉철함이 흐르고

일처리에 있어서는 야무진 일매무새로 그의 손을 거친 일은 더 손 볼일이 없으며,

특히 생각이 깊고 예의 또한 바른, 요즘 보기 드문 아주 훌륭하고 반듯한 젊은이입니다

그런데 이 훌륭한 청년이, 태어나서 이제껏 가장 탁월한 선택을 하게 되었답니다

다름아닌 신부 이남영양과의 만남입니다.

 

신부 이남영양은 대학에서 사무자동화이론을 전공하고 현재 한국렌탈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회사원으로서도 뛰어난 자질과 성실한 자세를 겸비한 보기드문 재원인 신부 이남영양은,

그 자태가 참으로 단아하고 명석한 판단능력을 갖추고 있는데다가  심성 또한 고와서

주변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온 정말 괜찮은 규수입니다

그런데 이 훌륭한 규수가 역시 태어나서 이제껏 가장 탁월한 선택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멋진 이상범군을 신랑으로 맞아들이기로 한 것입니다.

 

자식을 시집장가보내는 양가 어른들 이래저래 걱정이 없지 않으시겠지만

본주례가 두 가지 보증을 서기로 하겠습니다.

 

하나는 사람에 대한 얘긴데 신부 부모님들,사위 잘 얻으셨습니다.

신랑 부모님들, 며느리 또한 정말 잘 얻으셨습니다.

두고두고 지켜보십시오.정말 잘 살겁니다

 

둘째로는 신랑신부가 다니는 회사가 괜찮은 회사입니다.

이익도 많이 나서 재무구조도 좋고 장래성도 있는데다가,

능력만 있으면 누구든지 회사의 주축이 될 수 있는 멋진 회사입니다.

요즘 보기 드물게 사랑과 정으로 넘쳐나는 회사입니다.

직장걱정일랑 부모님들 붙들어 매십시오.

 

부모님들 괜찮으시지요?!

 

저는 오늘 이렇게 숙명적인 두 사람의 만남을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결혼식의 주례를 맞게 되어 무척 기쁘게 생각하며

신랑신부 두사람이 앞으로 부부로서 살아가는 동안에 도움이 될까하는 마음에서

몇마디 격려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좋은 친구가 되자

 

부부란 다름아닌 친구입니다.

평생을 친구하자면 재미있어야 합니다.

상대방을 웃게 하려고 노력하십시오.

남을 웃게 한다는 것은 분명 복받을 일입니다.

 

사랑이란 늘 짜릿한 것이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그냥 무덤덤하면서 그윽해지는 것입니다

평생을 같이 하는 친구처럼 우정을 나누게 됩니다.

 

그런데 평생친구하려면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야 합니다.

공부나 취미생활, 또는 봉사활동도 같이하고 돈도 같이 모으고 늘 함께하다보면

부부간의 사랑도 더욱 오롯해 지게 되는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 공부 때문에 떨어져 사는 부부가 종종 있습니다만 안될일입니다.

가정은 부부중심이어야 하고 부부는 늘 함께 있어야 합니다.

부모가 함께 있을 때 아이도 건전하고 정상적인 성장을 할 수 있습니다.

 

부부금슬이 좋아야 만사가 형통합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면서 바깥일을 잘 도모할 수는 없습니다

부부간에도 존경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정성과 감동의 관계가 되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사랑받는 아내, 위함받는 남편이 될 수 있습니다.

 

부부간에도 예의를 지켜야 합니다.

예의를 지킬수록 부부는 서로 더욱 귀해지고 신선해집니다.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올리브같은 사랑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부디 좋은 친구가 되십시오.

 

둘째. 대화하는 부부가 되자

 

두분 결혼하셨으니 이제부터 해피노트를 작성하십시오.

칭찬할만한 일, 고마웠던 일,재미있었던 일,

상대방의 장점들만 기록하는 노트가 바로 해피노트입니다.

...칭 이라 하지 않습니까?

미소잘 짓고, 인사잘하고, 대화잘하고, 칭찬잘하고 하면 만사형통입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웃음에 익숙치 않습니다만 자꾸 연습하면 됩니다.

눈 마주치면 웃으세요그리고 인사 잘 하세요

항상 유머를 생각해 두었다가 상대방을 즐겁게 하십시오.

 

마음이 넉넉해야 유머가 생깁니다.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사물을 바라보십시오.

정말 화가 났을 거라고 생각할때 웃어줘라. 안도와 감동과 환희로 연결된다.

부부간에 유머는 언제나 신선한 충격입니다.

 

행복한 가정이란 문제가 없는 가정이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할 수 있는 Infra가 있느냐,

즉 미소,인사, 대화,칭찬등 행복의 필요충분조건이 갖추어져 있느냐하는 것입니다.

늘 대화하는 부부가 되라.

 

셋째,슬기로운 부부가 되자.

 

이제 사랑하는 두분이 부부가 되어 가정생활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가정이라는 것이 악기와 같아서 잘 연주하면 음악이 되지만

잘못 연주하면 소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명연주가는 보통의 악기로도 훌륭한 음악을 연주해 내지만

렇지 못한 사람들은 아무리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갖다줘도 무용지물입니다.

 

부부는 서로에게 악기가 되고 또한 연주가가 되어지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잘 다루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악기를 잘 다루려면 자주 접해서 익숙해 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서로 가 많은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직접 할 일과 돌려서 할 일을 생각해 보십시오.

빨리 할 일과  천천히 할 일을 생각해 보십시오.

하고 싶은 말을 꼭 해야 할지, 하드라도 지금해야 할지 한번만 생각해 보십시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어떤 것을 먼저해야 할지 생각해 보십시오.

역지사지라 하지 않습니까, 항상 입장을 바꾸어 생각해 보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도 무대를 떠나지 마십시오.

권투선수가 링을 떠나면 안 되듯이

바이올리니스트가 무대를 떠나면 음악회는 끝나고 맙니다.

링안에서 무대 안에서 무엇이든 해결해야 합니다.

 

늘 지혜로운 부부가 되십시오.

 

그리고 나머지 당부말씀들이 많습니다.

진솔한 부부가 되자.

건강한 부부가 되자.

효도하는 부부가 되자.

 

모두 좋은 덕담입니다마는 오늘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에 선 두 사람에게

오늘 본 주례가 전하고 싶은 화두는 바로 선물입니다.

 

으레히 결혼이라는 것을 하다보면 당사자나 어른이나 따지는 것이 많지요,

학벌이니 지위, 재산등등 이리재고 저리재고 그렇게 열심히 계산해서 결혼을 하는데

얼마 못가서 다투고 싸우고 별거에 이혼까지 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검은 머리 파뿌리될 때까지 살자고 언약했지만 어찌된 일일까요?

 

모두가 덕보려고 생각해서 그런 겁니다.

상대방의 재물이나 지위를 보고 덕보려고 생각하고 결혼을 했는데

재물이나 지위가 영원한가요

재물이나 지위를 보고 결혼했는데 별로더라 하니까 티격태격하게 됩니다.

 

저사람이 건강이 안좋으니 내가 보살펴줘야겠다, 저사람이 경제가 안좋으니

내가 뒷바라지해줘야겠다,저사람이 성격이 괄괄하니 내가 안아서 편안하게 해줘야겠다,

이렇게 베푸는 마음으로 결혼을 해야 평생 행복할 수 있습니다.

 

옛날 조선시대에는 얼굴 한 번 못보고 시집장가가도 다 잘 살았습니다.

시집가면 죽었다 생각했는데, 가보니 그래도 살만하거든..

요즘은 시집장가가면 좋은 일만 생길걸로 기대하는데, 가봐도 별볼일 없으니까 후회하게 됩니다. 결혼식하고 며칠 안가서 후회하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결혼하기도 전에 후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혼수 때문에 다투다 후회하고,

후회하면서도 이미 결혼날짜 잡혀서 그냥하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덕보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이를 위해 그녀를 위해 무엇을 해줄것인가 생각해야 합니다.

내가 당신을 위해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주겠다라는 것이 결혼입니다

당신이 내게 해 줄 것을  바라지 말고 내가 먼저 주려고 애써야 합니다.

 

빵을 살때는 구리동전을 내고, 가구살때는 은전을 내고, 집을 살때는 금화를 내지만,

사람을 살때는 자기자신을 내야 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그만큼 귀하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을 선물하세요.

 

작곡가 멘델스존의 할아버지인 모세 멘델스존의 결혼이야기를 아십니까?

꼽추에다가 지나치게 못생긴 모세는 프룸체라는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어떻게 했을까요?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지만 당연히 눈길조차 안 주는 아름다운 여인 프롬체에게

못생긴 모세가 다가가서 말합니다.

“당신은 결혼은 하늘이 맺어준다는 사실을 믿으시지요?

아름다운 프룸체가 대답합니다

“믿지요, 그러는 당신도 그것을 믿나요?

곱추 모세가 말합니다.  

“예,믿습니다. 제가 태어났을 때 이미 신께서 나의 신부감을 점지해 주셨습니다.

런데 제 아내가 곱사등이가 될거라는 거에요. 저는 소리쳤습니다. 안됩니다,신이시여!

여인이 곱추가 되는 것보다는 차라리 저를 곱추로 만드시고

저대신 저의 신부에게는 아름다움을 주십시오”

그래서 제가 이렇게 곱사등이로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여인 프룸체는 살며시 다가와 모세를 들여다보고는 조용히 웃었습니다

훗날 그녀는 모세 멘델스존의 헌신적인 아내가 되었고,

우리들의 명작곡가 멘델스존은 그들의 손자입니다.

 

사랑은 나를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나를 선물하는 것입니다.

선물은 댓가성이 있으면 안됩니다. 그냥 주는 것입니다.

사랑스런 아내에게 그리고 믿음직한 그이에게 나를 던져서 선물하세요.

 

두분을 위해 원태연님의 시 “그냥좋은 것” 한수 낭독해 드리지요.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어디가 좋고 무엇이 마음에 들면

언제나 같을 수는 없는 사람

어느순간 식상해 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특별히 끌리는 부분도 없을 수는 없겠지만

그 때문에 그가 좋은 것이 아니라 그가 좋아 그 부분이 좋은 것입니다.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

오늘의 주인공 신랑 이상범군과 신부 이남영양의 결혼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두 분이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 샘물처럼 드맑은 사랑과 햇빛처럼 찬란한 희망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주례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3.11 곽황영 결혼  (0) 2006.08.17
2003.10. 김미영 결혼  (0) 2006.08.17
2003.08 최현숙 결혼  (0) 2006.08.17
2002.07 문기웅 결혼  (0) 2006.08.17
2002.03. 안일환 결혼  (0) 200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