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

SOBA

다정도병 2010. 10. 27. 16:45

벼루 먹갈아 화선지 붓끝내리면

먹물은 종이에 잦아들고 묵향은 방안에 그윽하다

근묵자흑이라, 묵을 가까이하면 글씨도 검어진다고 했던가요

반듯한 사람들의 모임. SOBA 우리 고운 님들 마음으로 늘 함께하기에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저 떠올리기만 해도 빙그레 훈훈해집니다.


1969년 가을 우리들의 자랑스런 명륜골 선비들이 공부하는 양심을 꿈꾸며

경영학연구회를 창립한지 어언 43년째입니다.


작게는 동기들끼리 기별 소모임활동을 통해 학습과 호연지기를 도모하고

여러 기들이 모여 하나의 깃발아래 반듯한 자긍심으로 기와 세를 모아

한시대의 길잡이가 되고자 했던 선배님들의 큰 뜻이 SOBA를 이루었습니다.


한동안 SOBA 기수가 이어지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있었지만

모교교수로 계시는 SOBA인들과 엘리트 재학생들의 노력으로

오늘 우리는 SOBA의 귀한 끈을 이어 45기 신입생을 맞아들일 차례입니다.


세상에는 길을 여는 사람과 길을 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우리 자랑스런 SOBA인들은 이제껏 대선배님들이 그러하셨듯이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만들며 희망을 지펴 내일을 열어갑니다.

 

혼자서도 잘해요. 우리는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훌륭합니다.

내가 훌륭하면 우리가 빛나고 더 커진 우리와 함께 내가 즐겁다.

인생의 가장 큰 덕목중의 하나가 즐거움이랍니다.

 

누가 누구에게 덕을 보자는 것이 아니라

또 하나의 핏줄인 우리끼리

훈훈한 마음으로 즐거움을 나누자는 것이 우리가 여기 모여있는 이유일 것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모임을 만들고 선후배가 한데 어우러지는 것은

나무를 심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긴 호흡으로 우리들의 사랑을 갈무리 해 가십시다.


회장이라는 이름은 우리 모임에 그리 어울리는 것 같지 않습니다.

기수별 모임이 활발하도록 가슴에 불을 지피는 노력을 하겠습니다.

다른 기수간 교류가 일어나도록 기회를 유발해 보겠습니다.

여러 기를 망라한 10여명의 간사가 SOBA연합을 윤기있게 엮어갈 것입니다.


두려워 할 이유가 없는데 두려워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두려워 할 이유가 있는데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더욱 어리석은 일이다.

산은 가까이 있지만 정녕 두려워 해야 할 까닭이 있습니다.

아내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런 것 같습니다.

후배는 어떻습니까.

선배는 봉이요 후배는 영원한 두려움입니다.


사랑스런 후배들이 자랑스런 후배되도록 뒷바라지 했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SOBA 창립주역 1기 박원동 선배의 타계소식 안타까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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