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티넘~~!!
얼마전 휘문고 동문 모임에서
성형외과 의사인 조성덕박사 건배사.
“소취하 당취평”
소주에 취하면 하루가 즐겁고 당신에 취하면 평생이 즐겁다.
‘당취평’ 할 때 ‘평’은 중국발음식으로 ‘핑’ 하라고 덧붙입니다.
건배(乾杯, 마를 건,잔 배)가 잔을 비워 말린다는 뜻이겠지만
또 채워 적실 거면서 자꾸 비우니 애꿎은 속만 탈이 나지요.
꽃도 반쯤 피었을 때 더 곱듯이
술도 반쯤만 취해야 주흥도 시흥도 나는 것 아닐까요.
벚꽃 흐드러진 봄날 꽃에 취하는 건
얼마든지 만취해도 좋겠지요.
화요일의 왕산편지
드문드문 보내는 결례를 양해바랍니다..
빗방울 떨어지는 봄날 오후
문득 커피향이 그윽합니다.
오늘 화요일의 왕산 편지는 ‘다방아가씨’ 입니다.
㈜하이티넘홀딩스 대표이사
旺山 정태영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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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 아가씨
종로라 뒷골목엔 다방도 많은데
그 다방 그 아가씨는 정말 친절해♩
눈웃음 간드~러지게 아양을 살살 떨면서
모닝커피 드릴까요 칼피스 드릴까요 다방아가씨♪♬
(허민 다방아가씨)
궂은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보렴~
새빨간 립스틱에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에게
실없이 던지는 농담사이로 짙은 색소폰 소릴 들어보렴.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최백호 낭만에 대하여)
옛날 다방에서는 달걀 노른자를 띄워 모닝커피라 했고
잔술(위스키)을 파는 곳도 흔했다.
온양온천에 신혼여행 가던 시절에는 맞선도 다방에서 봤다.
국내 최초 다방은 손탁호텔 정동구락부(俱樂部 club의 소리 한자)로
지식인들의 아고라(agora) 역할을 톡톡히 했다.
80년대 베스트셀러 <한국인의 의식구조> 이규태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미국 빅보이 햄버거가 한국진출 타당성 물어오자 No 라고 말한다.
“한국은 농경정착문화라 들고 다니는 햄버거등 Fast food는 자리 못 잡는다”
생수는 어떠냐는 미국 Diamond water 社에도
“세계에서 물 맛 좋은 한국 땅에 무슨 생수냐?”
그러나 세월은 세상을 좁히고 문화를 바꿔 햄버거와 생수는 이 땅에 지천이다.
당시 커피나 차를 물었으면 어떤 대답이었을까.
차(茶)는 혼자는 사색을, 함께하면 대화를 부른다.
茶 한 잔은 곁에 있는 이는 더 가깝게 멀리 있는 사람은 더 그립게 한다.
차의 색채 향기 풍미(風味)는 눈 코 입을 자극한다.
다방은 찻집보다는 머무는 곳이다.
소금기 3%에 바닷물이 짜듯이 한 잔의 차는 영혼을 맑게 하는 묘약(妙藥)인가.
곳곳에 별 다방(starbucks) 콩 다방(coffee bean)이 넘쳐난다.
공자는 열다섯에 뜻을 세워(志于學 지우학) 30에 서고(而立 이립)
40에는 흔들리지 않고(不惑 불혹), 50에 하늘을 느끼며(知天命 지천명)
60에 세상에 귀기울이게 되니(耳順 이순)
70에는 하고픈 대로 해도 벗어나지 않더라
(從心所欲 不踰距 종심소욕불유거) 고 했는데
茶(차)도 찻잔에 세월을 버무려 마시는 것이기에
나이가 들어야 그 진수를 느끼게 된다.
茶는 예와 인을 알게 하고(知禮仁) 뜻을 아름답게 하며(可雅志)
심신을 도모하며(養心身) 존경심을 갖게 하고(助敬意)
나쁜기를 몰아내고(散邪氣) 병기운을 없앤다(除病氣).(공자)
끽다락(喫茶樂, 차와 하나되는 즐거움) 끽다거(喫茶去, 차 한 잔 하고 가세요)
좋은 사람과의 만남은 사람 냄새와 다향(茶香)이 어우러져 그윽하기만 하다.
차에다 음악과 시에 과자를 곁들이면 금상첨화지만 술과는 어쩐지 안 어울린다.
차와 도라지위스키는 글쎄다.
영국인은 오후 afternoon tea로 쿠키 곁들여 홍차를 즐긴다.
세계 차의 7할인 중국차는 사람의 심신을 가라 앉히지만 한 때 전쟁의 원인도 됐다.
중국차 수입에 은(銀)이 동이난 영국이
식민지 인도에 아편을 재배시켜 중국에 팔고 은(銀)을 도로 회수하니
뿔난 중국은 아편을 금지하고 영국상인 아편창고를 불태우며
영국과 청(淸)의 아편전쟁이 난다.
차는 자연이다.
茶는 풀(艸)과 나무(木)사이 사람(人) 모양새로
풀과 나무를 우려 마시며 내 안의 나를 만나게 한다.
기도중 담배는 안 되지만 담배 피우는 중 기도는 괜찮을까.
사람없는 찻집은 쓸쓸하고 차 없는 만남은 메마르다.
사람이 차를 가꾸지만 찻잎은 사람을 적셔낸다.
나는 1978년 명륜다방에서 처음 만난 여자와 여지껏 함께 차를 달인다.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한복 입은 마담은 차를 즐겼을까.
별다방 콩다방 커피숍 아가씨들이 차를 느껴낼까.
커피로 박사과정 하며 아프리카 커피에 푹 빠진 임봉수회계사는
커피와 경영컨설팅을 접목한다.
윤동주는 별 하나에 추억과 사랑과 쓸쓸함과 동경과 시와 어머니를 담았는데
나는 차 한 잔에 무엇을 담아 볼까나.
오늘 저와 차 한 잔 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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