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티넘~~!!
사람 뽑는데 학교 제한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일류 대학 몇 군데에 한정해
학교장 추천 있어야 응시가 가능한 직장이 꽤나 있었습니다.
1974년 대학 신입생 준근이는 광고 copy writer를 꿈꾸며
세계의 광고 시장을 섭렵하느라 5개국어를 어렵지 않게 구사합니다.
굴지의 광고 대행사 두드려도 대졸 아니라고 박대 받고
행여 학력제한 방침 바뀌었을까 하며 매년 헛걸음을 합니다.
졸업 후 찾아가니 이번엔 SKY 대학이 아니라고 거절당합니다.
평생의 꿈이 광고라며 시험만 볼 수 있게 해 달라
읍소 끝에 인사국장 배려로 응시를 허락 받습니다.
유일한 비일류대 출신인 그는 필기시험에 1등으로 합격하고
국장 단 면접, 임원 면접, 그룹 면접의 단계를 거치는 동안
혼자 따로이 준비해 온 조선일보 조일광고대상 컨테스트에서
문화공보부 장관상에 당당히 입상합니다.
꿈에 그리던 일을 전문 조직에서 익힐 수 있게 된 준근이는
10여년뒤 ‘안준근 Copy 전략’ 이라는 1인 회사를 창업합니다.
“평생 구들장을 뜯지 않아도 좋습니다, 풍산 동파이프.”
한번 생각에 잠기면 식음을 전폐하며 몰두하는 그는
일이 재미있어 삶이 즐겁습니다.
걷거나 대중교통 이용하며 생각에 잠기는 것을 즐기고
시간이 아까워 텔레비전을 멀리하는 사람
아이들한테는 신문배달 시키며 땀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아빠 돈은 절대 너희 것이 아니라며 자립을 강조합니다.
Copy writer 이외에
‘Fast Reading’, ‘재미있는 영단어’ 등 학습 도서출판으로도 성공한 그는
책은 혼자 만드는 게 아니라며
최고의 저자, Copy, 표지 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종이, 인쇄, 제본까지
최고 전문가에게 outsourcing 을 맡깁니다.
그는 도서출판 ‘비전’의 안준근 사장입니다.
오늘 9월 24일 비 오는 화요일 왕산 편지는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입니다..
㈜하이티넘홀딩스 대표이사
旺山 정태영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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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나는 떠날 때부터 다시 돌아올 걸 알았지
눈에 익은 이 자리 편히 쉴 수 있는 곳/
많은 것을 찾아서 멀리만 떠났지 난 어디 서 있었는지/
하늘 높이 날아서 별을 안고 싶어 소중한 건 모두 잊고 산 건 아니었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그대 그늘에서 지친 마음 아물게 해/
소중한 건 옆에 있다고 먼 길 떠나려는 사람에게 말했으면…............(조용필)
1976년 3933부대 내무반.
문명주일병은 잠결에 내무반장실로 소환된다.
홍씨네 가서 두꺼비 네살짜리와 도토리묵 사오라.
위병소옆 구멍가게 홍씨네는 철책 넘어야 갈 수 있고 걸리면 영창이다.
진로 네 홉(640cc큰병) 묵 세트 100원인데 50원 동전 달랑 던져준다.
몸 날렵한 그는 고참 엄명에 50원 제돈 내고
위험 무릅쓰며 야밤 월담 무사히 수행한다.
불침번 잠 깨울 때 왕 짜증나고 영창 무릅쓰고 월담했지만
그래도 한 잔 줄까 기대했던 문일병은
‘수고했다 가서 자라’ 에 아연실색이다.
내무반장실 골방은 말년 병장들의 야간놀이터였다.
34개월 복무 중 20개월을 고참 식기 닦느라 손 터지던 시절
이마 위 계급장만큼만 똑똑해야 한다기에
그래도 하루 안 맞고 지나가면 감사했던 그 시절이 아련하다.
‘찹쌀떡~메밀묵’ 출출한 밤에 더 청명한 소리는
자정 통행금지 후 ‘딱딱’ 야경꾼 무서움 쫓는 소리로 이어지고
‘딸랑딸랑’ 두부장수 종소리는 횃대 닭 ‘꼬끼오’ 보다 먼저 새벽을 연다.
낮엔 뻥튀기 ‘뻥이요’ 쓰레기차 스피커는 주제곡 ‘엘리제를 위하여’ 를 틀어댔다.
강도 만나면 ‘강도야’ 대신 ‘불이야’ 외쳐야 사람들 나온단다.
‘소음공해’는 없는 용어였다.
툭하면 ‘뛰뛰빵빵’ 경적에, 혼인 앞둔 신부 집엔 동네방네 ‘함 사세요~’.
이슥한 밤길엔 ‘고래고래’ 술꾼도 많았다.
극장 야구장엔 속삭임도 있다 ‘암표 있어요’
교통경찰 장화에 그득한 ‘5천원짜리’ 도
관공서 ‘급행료’나 명절 ‘떡값’ 도 지금은 사라진 풍경들이다.
깡패 좀도둑 새치기 소매치기 노상방뇨 상갓집고스톱
군대구타 재래식화장실 없어졌지만
쌀집 연탄집 담배가게 구멍가게 정육점 철물점
시계방 금은방 양장점 한복집이 안타깝다.
야경꾼, 지게꾼, 식모, 산파, 양담배 단속원, 암달러상, 양키물건 장수,
버스 차장, 지하철 검표원 사라지고 목욕탕도 뜸하다.
녹음기 카메라 라디오 카세트 VCR 만년필도 줄었다.
그리운 것도 많다.
다방구, 자치기, 팽이치기, 제기차기, 군밤 군고구마, 엿장수,
없어져 좋은 것과 아쉬운 것 차이는 지속 가능성이요
기준은 ‘해락(偕樂)’이다.
함께 즐거우면 선이요 그렇지 않으면 선 아니다.
군대에선 중간만 가랬는데 날쌘돌이 문일병은 툭하면 본의 아닌 월담을 했다.
두꺼비 네살 짜리와 도토리묵은 문일병도 끼워줘야 했다.
좋아야 손님 오고 함께 좋아야 오래 간다.
고객(顧客, 찾아올고 손님객)은 늘 양방향이다.
따기만 하는 사람이랑 내기 골프할 사람 없다.
꽃을 건네면 받는 사람 만큼 기분이 좋다.
주고 싶은 마음 받고 싶은 마음이 함께해야 한다.
제갈량 인품 높으니 유비가 세번 찾아온다.(三顧草廬,삼고초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니 골짜기가 좋다.(谷神不死 곡신불사)
내무반장 좋고 문일병 싫은데 오래 갈 수 없다.
기쁨 주고 사랑 받아야 한다.
가벼운 접촉사고 차선 막고 마냥 다투면 좋아할 사람 없다.
애꾸눈 장군 한니발은 초상화가 옆 얼굴밖에 없다.
좋은 쪽을 보면 된다.
단점 접어두고 좋은 점 키워주면 해락(偕樂)이다.
그대 그늘에서 지친 마음 아물게 해/
소중한 건 옆에 있다고 먼 길 떠나려는 사람에게 말했으면..
겨울 햇빛은 낮지만 넓게 드리운다.
세상은 고르다.
머리 잰 사람과 아닌 사람 차이는 20분.
언젠가는 누구나 안다.
힘 빼야 힘차게 살 수 있다.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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