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티넘(왕산편지)

왕산편지201-3 느린마을슬로시티

다정도병 2011. 12. 5. 15:28

하이~~티넘~~!!

언제부턴가 제 방에 손님이 늘면서 부쩍 분주해진 느낌입니다.
특별히 이거다 말 할 수는 없지만
시간 쪼개서 이것 저것 할 일들 순서를 정해야 할 만큼
다양한 꺼리와 생각들이 수북합니다. 

하이티넘 널리 알리고 
오며 가며 많은 사람들 만나고
적지 않게 모이는 꺼리들을 공부하고 취사선택해야 하고
한편으로는 우리 식구들 추진중인  프로젝트들의 효율극대화와
Risk check등으로  몹시 바쁘답니다.

'좋은 회사 만들기' 우리 하이티넘 식구들의 충정을 익히 알기에
왕산도 식구들에 뒤처치지 않도록 오늘도 지혜찾기 여정을 이어갑니다.

설날 맞아 바쁜 중에도 느린마을의 망중한을 즐기시라고
화요일의 왕산 편지 보냅니다.


왕산 정태영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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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마을 슬로 시티

 

짜장면 맛없는건 참아도 늦게 나오면 안되고,

고기 익기도 전에 쌈부터 싸든다.

자판기 커피 나오기도 전에 손부터 넣고

버스 정류장에 닿기도 전에 우르르.

 

사탕은 우두둑 깨물어 먹고

복사기나 프린터엔 미리 손넣어 잡아 뺀다.

신용카드 건네면서 볼펜부터 들고,

야구 9회말 투아웃이면 관중절반은 없다.

韓國人의 원동력은 빨리빨리 精神이다.

 

시간당 얼마보다 완성단위당 얼마의 도급제가

빨리빨리 한국인에 딱이다.

좋다면 다 달려들어 삽시간에 끓어오르는 한국인 특유의 냄비기질을

택과 집중으로 해석하면 지나친 美化일까.

 

수도권에 人口 절반이 모여사는 것은

過密아닌 集中이며 通信산업에 기폭제다.

빨리빨리의 成功은 거꾸로

느림의 미학이 함께하기 때문은 아닐지 생각해 본다.

그냥 빨리나 그냥 느린 것은 없다.

빠른대로 느린대로 나름의 미학이 있다.

 

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  樂亦在其中

(반소사음수  곡굉이침지 낙역재기중)

나물먹고 물마시고 팔을베고 누웠으니

대장부 살림살이 이만하면 족하다.

萬事皆有定  浮生空自忙

(만사개유정 부생공자망)

만사가 다 정해져 있거늘 사람들은 괜스레 바빠하누나

 

 

빠름이 날림이 아닌 것처럼 느림과 게으름은 다르다.

큰 강물이 느려도 흐르지 않는 것이 아니다. 느림의 美學. 

빨라서 좋을수록 느림이 빛이 난다.

'一刻如三秋' 도 있고, '화살같은 세월'도 있다.

緩急(완급)은 리듬이다 

'빨리빨리'는 '미리미리'로 餘裕(여유)를 가져다 준다.

내 일이 즐거우면 내일이 행복하다.

 

가 풍요를 만들까 풍요가 시를 만들까

함평의 나비축제, 영양 고추아가씨가 있기에

뛸 사람들은 또 밖으로 향한다.

 

"참새는 나뭇가지 다투다 떨어지고

하늘나는 벌레들 뜰안에 노니는데

막걸리야 너는 누가 만들었기에

한 잔술로 천 가지 근심을 가시게 하는구나"

연산군의 노래다..

 

비빔밥이나 물말아 먹는 누른밥보다 

푸성귀 한 소쿠리 막장 듬뿍 얹어 느린마을 막걸리 한 잔 곁들이는

시골 코스요리는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