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감사합니다.
완연한 봄입니다.
새로운 인생의 첫발을 디딜 두 사람이 있습니다.
오늘의 신랑
화창한 봄날 3월의 휴일 낮 한때 오늘 두사람을 위해
함께 해 주신 하객여러분께 양가를 대신해서 심심한감사의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신랑
신랑
그래 바로 이 사람이야.
그는 훤칠한 용모에 아주 아름다운 눈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눈속에는 젊은이다운 패기와 사물을 바로볼수 있는 분별력에 약간의 수줍음이 담긴 깎듯함,
그리고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지혜까지 담겨져 있음을 보았습니다.
이 젊은이와 함께 해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얼마전이지요 결혼을 한다며 신부를 소개하겠답니다.
일부러 대전에 왔습니다.
어떤 규수일까.
신부는 아름다웠습니다.
편안하면서도 시선이 맑고 영롱해서 더욱 싱그러웠습니다.
늘 웃는 모습이지만 분명 반듯해 보였고
한 남자를 제대로 인도할 현명함과 강인함마저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 바로 이 사람이야.
자기들끼리 만났다는데 (초등학교 동창생이니까요)
정말 잘 어울리는 한쌍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저는 오늘 주례를 맡게 되어 무척 기쁘게 생각하며
신랑신부 두 사람에게 몇 마디 격려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귀한 부부가 되자는 것입니다.
귀히 여겨라. 부부라는 이름으로는 하늘아래 우리 단둘뿐.
우리가 우리를 귀히 여기지 않으면 남들도 우리를 귀히 여기지 않는다.
꽃보다 귀한 여인,내 아내여
하늘만큼 땅만큼 크고 믿음직스런 당신,내 남편이여
우리는 서로에게 너무도 귀한 사람들입니다.
내가 당신을 귀히 여기리라.
반말하지 않겠습니다.
막말하지 않겠습니다.
남과 비교하지도 않겠습니다.
남하고 비교하는 것은 남하고 결혼할 수도 있었다는 뜻이 됩니다.
당신이외에는 꿈도 꾸지 않았다는 only you정신에 위배됩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청혼했던 순간을 떠올리세요.
옛날에는 눈멀어 삼년,귀먹어 삼년,벙어리 삼년이라고
봐도 못본척, 들어도 못 들은척하라고 했지만 요즘은 반대입니다.
부부간에 열심히 눈여겨 보고 정성스레 귀담아 들으세요.
사랑의 안경을 쓰고 장점만을 보세요.
사랑의 녹음기로 그윽한 음성을 간직하세요.
부부간에도 예의를 지켜야 합니다.
예의를 지킬수록 더욱 귀해지고 신선해집니다.
씹으면 씹을수록 고소해지는 올리브같은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귀한 부부가 되십시오.
둘째, 슬기로운 부부가 되자.
이제 사랑하는 두 분이 부부가 되어 가정생활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가정이라는 것이 악기와 같아서 잘 연주하면 음악이 되지만
잘 못 연주하면 소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명연주가는 보통의 악기로도 훌륭한 음악을 연주해내지만
그렇지못한 사람들은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을 갖다줘도 무용지물입니다.
부부는 서로에게 악기가 되고 또 연주가가 되어지는 것입니다.
다시말해서 잘 다루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악기를 잘 다루려면 자주 접해서 익숙해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서로 많은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직접할 일과 돌려서 할 일을 생각해 보십시오.
빨리할 일과 천천히 할 일을 생각해 보십시오.
하고 싶은 말을 꼭 해야 할 지, 하드라도 지금 해야 할 지 한번만 생각해 보십시오.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어떤 것을 먼저 해야할 지 생각해 보십시오.
역지사지라 하지 않습니까, 항상 입장 바꿔 생각해 보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도 무대를 떠나지 마십시오.
권투선수가 링을 떠나면 안 되듯이 바이올리니스가 무대를 떠나면 음악회는 끝나고 맙니다.
링안에서 무대안에서 무엇이든 해결해야 합니다.
늘 지혜로운 부부가 되십시오
셋째, 유머스런 부부가 되자
부부는 다름아닌 평생친구입니다.
평생을 친구하자면 재미있어야 합니다.
상대방을 웃게 하려고 노력하십시오.
남을 웃게 한다는 것은 분명 복받을 일입니다.
21세기에는 남편덕목 1호가 유머라는 말까지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재미있으면 무슨 일이든지 신바람이 나게 마련입니다.
광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있듯이 유머에서 모든 인간관계가 밝게 시작될 수 있습니다.
마음이 넉넉해야 유머가 생깁니다.
항상 너그러운 마음으로 사물을 바라보십시오.
부부간에 유머는 언제나 신선한 충격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당부말씀들이 많습니다.
진솔한 부부가 되자.
건강한 부부가 되자.
효도하는 부부가 되자.
모두 좋은 덕담입니다마는
오늘 화두는 바로 조화입니다.
부부는 하나라고 하지만 엄연히 다른 두 사람의 합일체이지 그냥 하나일수는 없습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하나가 되기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조화입니다.
조화란 말그대로 어울림입니다.
처음부터 어울리는 사람은 없습니다.
맞추어가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부분들을 비슷하게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노력도 필요하고 세월도 필요합니다.
他山之石 可以攻玉이라 했습니다,
옥돌을 갈려해도 다른 산의 돌이라야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가위의 두 날도 한쪽은 강하고 다른 한쪽은 물러야 잘들게 마련입니다.
똑같아서는 안되며 서로 다른 둘이 서로 어울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소크라테스와 그의 유명한 악처 크산티페는 억지소리같지만 조화로운 부부의 표상입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그렇게 다른데도 잘 맞추어가며 살아간 모범적인 부부였으니까요.
소크라테스는 그런 악처와 어떻게 그렇게 사느냐는 질문에
이왕에 말을 타려면 가장 사나운 말을 타봐야 대가가 되지 않느냐,
나는 내 아내덕분에 매일매일 철학을 하고 있다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리고는 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예술은 결혼이다라고 갈파했습니다.
맞추어 사는 지혜, 결혼은 그래서 예술입니다.
조화의 예술이지요.
참나무와 담장이덩굴이야기를 아십니까.
화창한 날에 담장이덩굴은 씩씩한 참나무가지를 타고 어여쁜 자태를 뽐내며 보내지만
벼락치는 날 참나무가지가 부서져 내릴 때에는 담장이는 강한 덩굴이 되어 참나무를 지탱합니다.
부부의 이치도 다르지 않습니다.
참나무와 덩굴처럼 아름다운 조화를 통해 하나이지만 둘로,
둘이지만 하나로 그렇게 어우려져서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
오늘의 주인공 신랑
두 분이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
샘물처럼 드맑은 사랑과 햇빛처럼 찬란한 희망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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